faker

ETC 2014. 4. 27. 02:25




#멘션한_트친의_글을_내_문체로_바꿔본다 해시로 이즈에게 받은 릭 관련글

원본은 여기 http://blog.naver.com/hazy_e/130189378718

이런 존잘글을.. 바꿔야하다니..........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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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그것은 꽤나 비참한 말로였다.


 적어도 시도만큼은 용감하다고 해도 좋을 터였다. 제 자신을 닮은 인형을 처음 보았을 때, 릭 톰슨이 가장 처음 느낀 것은 유쾌함이었다. 남자의 입가에 깊은 미소가 번졌다. 짧은 휘파람. 릭 톰슨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안타리우스의 기술력은 어느새 여기까지 발달했었는가. 남자의 눈이 제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지독하리만치 꼼꼼하게 훑는다. 주머니에 양 손을 집어 넣은 자세는 여전히 느긋한 채였다. 갈색 머리카락, 푸른 눈, 비틀린 데 없이 곧은 선들의 조합 위를 덮은 검은 코트자락 같은 것들. 릭 톰슨은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제게 쏟아지는 시선에 대한 인사에는 짙은 혐오가 진득하게 배어 있다.


 '릭 톰슨'에게는 표정이 없었다.


  "처음 뵙겠소."


  타키온. 


  아무런 감정도 스며들어 있지 않은 건조하고 정중한 인삿말이었다. 릭 톰슨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스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발을 뻗어 한 걸음 거리를 좁혔을 뿐이다. 다음의 움직임은 빨랐다. 어지럽게 흐트러지는 검은 옷자락이 잔상이 되어 시야를 어지럽혔고, 그 탓에 릭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그저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기울이고, 그 후에는.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는 파공음과 함께 갈색의 섬유질이 공중에서 흩날린다. 살아있던 것의 죽은 일부다. 어두운 곡선으로 거칠게 휘어지는 눈썹이 같은 색이었다. 치켜뜨인 푸른 눈에서, 혹은 입술 사이에서 흐르는 짧은 신음.


  오, 이런. 


  공간이 푸르게 찢어졌다.


  릭 톰슨은 나직하게 웃었다. 너무 느린 것 아닌가? 생을 증거하는 붉은빛이 허공을 메웠다. 점멸하는 액체의 흐름. 몸뚱이는 시선이 닿은 곳부터 무너졌다. 날카롭게 베인 단면에서 흐르는 체액은 인간의 것이 아닌, 그러나 그런 체를 하는 새빨간 위선을 함께 토해내고 있었다. 릭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제 손을 앞으로 뻗었다.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묵직한 무언가의 끝에서 푸른 빛이 희미하게 남았다. 릭은 시선을 돌렸다. 무심한 눈이었다. 감기지도 못한 것이다. 그의 것과 똑같은 파랑은 동시에 유리처럼 혼탁했고, 그와 전혀 닮지 않은 색을 하고 있었다. 릭 톰슨은 두 손으로 릭 톰슨의 얼굴을 붙잡았다. 목 아래로 느껴지지 않는 무게가 생경했다. 바닥에 무너진 채인 몸이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한 손으로 머리를 부드럽게 움켜잡은 채로, 릭의 입술이 움직였다. 


  "아직 이 타키온을 훔치기엔 부족한 것 같소."


  '릭 톰슨'의 머리는 저를 붙잡은 손길이 떨어지자마자 바닥으로 추락했다.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릭 톰슨은 그 모든 것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미 부서져버린 것이다. 릭은 '그것'을 내려다보다 시선을 돌렸다. 코트 안쪽에서 아무렇게나 구른 담뱃갑은 귀퉁이가 영 엉망으로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그 안에서 그나마 제 형태가 멀쩡한 담배 하나가 얇은 입술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릭은 발걸음을 옮겼다. 지포가 짤각이는 소리처럼 경쾌한 움직임이었다. 안개처럼 흐리고 습한 연기가 흩어졌다. 바닥을 느릿하게 잠식하는 어두운 붉은색 위로 쓸모가 없어진 담뱃갑을 던지며, 릭 톰슨은 지루함을 참지 못한 채로 숨을 쉬었다. 미처 억누르지 못한 하품 한자락이 권태의 발로였다. 감명조차 없다면, 모욕이 될 것이다. 릭은 이제 무기질이 된 그것을 향해 잊었던 한 마디를 짧게 덧붙였다.


  내 이름에 먹칠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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