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ntpng.tistory.com/88  이어서




어느날 그 클럽에서 다시 조우하는 카일로와 레이로 압생트 마시는 카일로 좋다 완전 클리셰.. 하지만 이번에는 카일로 곁에 헉스가 있었다는 게 차이점.. 비즈니스관계치곤 이상할 정도로 가까워 보이는데 친구사이치곤 선이 그어진 것 같은 분위기의 두 남자를 보며 레이는 내가 모르는 교수님인가..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자기를 보는 헉스의 차가운 눈 같은거 레이는 별로 신경안쓸것같다


카일로는 헉스에게 레이를 자기 학생이라 소개하는것이다 근데 헉스가 커밍아웃 안한지라 연인이라 소개 못하는 사이고 뭐라고소개하려나.. 그냥 카일로가 아예 헉스 소개시켜줄 생각 없는게 좋겠다 서로 통성명 하지 마십시오 레이랑 헉스는ㅋㅋ 레이는 클럽에서의 일 잊어버린지라 카일로 수업 들었어도 질문 한번 한적 없이 조용히 수업듣고 시험치고 성적받고 나간 학생이었기에 카일로가 자길 기억한다는 걸 신기해했음 좋겠다 근데 카일로는 레이가 제출한 레포트 모조리 외우고 있음ㅋㅋ 이런 카일로는 너무 크리피한가.. 카일로는 손으로 직접 작성한 레포트만 받는 극악의 교수였을듯하다 맥주병 움켜쥔 레이 손 보면서 레이의 글씨체와 그 내용 머릿속으로 훑으며 압생트 마시는 카일로와 그 옆에서 조용히 시가 피우는 헉스이다


레이와 카일로가 아무 의미없는 겉도는 대화를 나누는데 레이가 옆의 남자분이 연인이구나 하고 레이가 깨닫는게 둘의 향수냄새가 같은것..실제론 향수 들이붓고다니는 카일로땜에 옮은거고 헉스는 향수 안쓰지만 카일로 향수 정해준건 헉스일거같다 레이는 자리 피해야하나 하고 좀 곤란해져서 인사하고 떠나려는데 카일로가 잠깐 할 얘기 있다고 레이 따라나서면 좋겠다 헉스한테 양해도 안 구하고 일어나는데 헉스는 일어서는 카일로 쳐다도 안봄 연..인..?하고 레이는 좀 의문느끼면 좋음 


시끄러운 음악을 피해 둘은 구석으로 가는데 조금 거리 지나치게 가깝다고 생각한 레이가 물러날 곳 없이 등에 벽이 닿는 상황이 됨 그 상황에서 둘이 손잡는게 보고싶다 레이는 그렇게 벽과 카일로 사이에 갇힌 채로 둘이 시선 마주치는데 조금 취해있던 레이는 조금의 기시감을 느끼며 멍하니 입맞추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카일로의 손이 레이 팔꿈치부터 타고 내려가 가는 손목을 한번 쥐더니 레이 손가락 사이로 천천히 파고들어 둘의 손가락 얽히는게 좋다 다른 어느부분도 닿지않고 딱 손만 잡는게 좋겠다고 봄 손으로만 자는것처럼 밀착해라 그렇게 한참이나 가만히 있다가 멀어지는 카일로.. 레이가 미스터 렌? 하고 부르는데 카일로가 레이 빤히 보면서 다음 학기에 조교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면 좋겠다 근데 그 목소리가 권유도 아니고 무언가 발견한 사실을 말하듯이 다음 학기 내 조교를 하는 게 좋겠군. 하는 확정적인 어조라서 레이는 좀 멍해졌다가 저 다음 학기엔 다메론 교수님수업 조교를 맡아서..하니까 카일로가 인상 찌푸리고 알고 있다<고 하면 좋다 


설정충:포는 레아를 은사님으로 삼은 교수라서 카일로랑 되게 사이 안좋았으면 좋겠다 물론 카일로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가끔 포는 어머니가 전해달란 소식 카일로한테 전해주는 정도.. 학기 중 포 연구실 들락거리는 레이 신경썼던 카일로이다<


레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멍해있는데 카일로는 자기 할말만 하고 슥 떠나버렸으면 좋겠다 다음날 친구 핀한테 손잡은 얘긴 빼고 조교일 제의받았다고만 함 핀이 그 교수님 봄학기엔 수업 안하잖아? 했는데 포탈에 봄학기 강의 첫개설됨


전말은 이렇다 그날밤 헉스에게 돌아간 카일로는 내년 봄엔 학교에 있을거라 선언함 보통 그시기엔 헉스 집에 처박혀 나가지도 않고 햇빛 안쐬고 헉스랑 자거나 자기 연구 외엔 암것도 안하는 개쓰레기 카일로라 헉스는 피던 시가 뭉개면서 ?함 헉스는 답지않은 카일로를 보며 레이의 모습을 떠올렸는데 막상 카일로는 되게 덤덤한 어조로 남은 압생트 계속 마시며 그날 아침 외국출장에서 돌아왔던 헉스에게 집에 다른 남자들 꽤 끌어들였다고 자세한건 고용인에게 물어봐라 함 개뜬금포고백 이 커플은 원래 개막장이니까 아무거나 끼얹어도 됨 헉스 표정 차갑게 굳어가지고 그날 밤 둘이 호텔가서 진짜 거의 폭력에 가깝게 밤새 뒹굴고 카일로는 아침에 약한 헉스 호텔방에 버려두고 짐 싹챙겨 헉스집나온다음에 봄학기 강의 개설함<


고용인들한테 물어보라고 한 이유 : 헉스 업는동안 집의 고용인들과 뒹굴엇기때문이조.. 그리고 끌어들인 남자들이 다 헉스 부하직원이면 좋겠다 헉스는 자기가 세워온 상사로서의 권위 권력 이런걸 되게 중요시하는 남자라 그거에 엄청데미지받음 레이랑 헉스 사이에서 개판치는 카일로 너무 좋군 남의 감정 이런식으로밖에 흔들줄 모르는 망가진 남자..그리고 봄이 올때까지 스승인 스노크 집에 처박혀서 나오지 않았고 헉스와 스노크가 일때문에 자주 만나므로 둘이 마주치긴 했으나 냉랭함


레이는 포한테 말하고 잠시 고민하던 포는 레이를 카일로에게 던지는게 위험하다곤 생각했지만 아직도 아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레아를 생각해서 어쩌면 이게 변화의 계기가 될수있을거란 예감에 아끼던 제자를 카일로에게 미끼로 던져주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카일로 수업조교를 하기로 한 레이는 개강 전날 카일로 연구실로 찾아가는데 겁나 어둠의 다크스러운 연구실 분위기에 와 렌 교수님 취향 나쁘네 하고 좀 질색하면 좋겠다(모두가 생각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것) 카일로가 레이에게 조교로서 요구한건 별거 없었음 레포트 정리하고 수업자료준비 돕는정도? 제시받은 기묘한 시츄에이션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이상한데없는 일들이라 레이가 오히려 의문 가지면 좋다 여튼 포 조교 때보다 일은 덜하고 월급은 더 받아서 레이는 좋긴 좋았음 


둘이 연구실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 많아지고 가끔 커피도 같이 마시고 밥도 같이 먹는데 진짜 교수-학생 사이의 선을 절대 넘지 않는 정도의 대화만 나누면 좋다 학교이야기+가벼운 잡담 정도 레이는 좋은 대화상대였고 카일로는 그 관계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정도로 자기 감정이 안정된 적이 있었던가 하는 평온함을 느꼈음 레이는 카일로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의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애정과 폭력과 혐오로 날을 세워온 지금까지의 사람들과 달리 그에게 어떤 변화도 요구하지 않음.. 실제로 어느날 카일로가 조울증처럼 감정이 격해져 연구실을 다 개판쳐놓은 날이 있었는데 레이는 조금 겁먹은 표정이었지만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문 앞에 서서 카일로가 진정되길 기다렸을 뿐임 사실 그건 아무 사이도 아닌 타인이기에 선을 넘지 않는 것도 있었으나 레이는 뭐랄까.. 언제든지 혼자 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 같은거임 혼자 자랐고 혼자 어른이 되었기에 포 핀 친구들 모든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지만 그들이 떠나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 


그렇기에 카일로는 어떤 확신이 있었음 이 소녀는 그가 어떤 사람이든간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의 기저에 깔린 무기력과 불안 혼란함 그 모든걸 그저 지켜봐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곁에 두고 싶었고 그 변치 않음에서 안정을 느꼈던 것임 그게 처음 클럽에서 만나 키스한 날부터 레이를 지켜봐온 카일로의 어떤 결론이었음 물론 그는 남자를 좋아하고 아직도 헉스와의 관계는 정리되지 않은 채 엉망이며 언제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사람인건 변치 않았고 그런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음 그렇지만 이 세상에 한명쯤은 그런 자기를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좋은거.. 이 시기 카일로는 지금 죽어도 상관없어 정도의 평온을 유지하였다 


동시에 헉스는.. 카일로와 십몇년만에 떨어져 지내면서 카일로가 얼마나 구제불능이고 엉망인지 다시한번 깨닫는데 동시에 자기 스스로도 돌아봄 헉스는 앞으로도 평생 커밍아웃 안할거고 성공한 정치인이 될거며 이 사회의 지도층이 될 남자임 당연히 가정 꾸릴게 분명하고 근데 남자를 좋아하게 태어나버린 스스로의 고통을 해결할 방법은 결국 그 카일로라는 남자를 제 옆에 붙잡아두고 그의 욕망과 고통을 쏟아낼 수밖에 없단것.. 제 비틀어진 욕구를 받아줄 대상이 카일로밖에 없음 그래서 카일로가 얼마나 썅년이든 다른 남자랑 뒹굴다 자살하게 두는거보단 그냥 제 옆에 묶어두고 그 지랄하는거 구경하며 사는 게 내게도 낫다는 매우 이기적인 결론에 도달함 그후로 스노크 집 줄기차게 찾아가며 카일로한테 다시 무지 대시함 넘길어진다.. 여튼 십대시절 처음 교제할 무렵처럼 좀 상냥한 말도 건네주고 맨날 안보고 가끔 보니 예쁜것도 같고< 카일로는 헉스 거의 방치하듯 내버려둠 헉스가 자고싶어하면 같이 자고(고통받는 수프륌뤼더..)



그런 평화로운 한학기가 지나고 이제 마무리해갈 시점이 다가옴 그동안 레이는 카일로 렌이라는 교수의 습성에 대해 꽤 많이 알게 되었고 교내에 퍼져있는 온갖 괴소문들을 적당한 수준에서 정정해주기도 했음 그게 평판에 별 영향은 없었지만.. 카일로의 가정사도 알게 되었고 레아와는 친했던지라 안타까워하긴 했어도 거기 관여하진 않았음 둘은 가끔 그 클럽에 가서 술을 같이 마시기도 했지만 손끝 하나 닿지 않음 하지만 레이는 헤어진 후 그녀에게 배인 향수냄새를 맡을 수 있었음 


방학을 앞두고 연구실에서 카일로가 기말 레포트를 채점하는 동안 자료를 정리하던 레이는 지난 학기 그녀가 제출했던 레포트들이 정리된 것을 발견함 다른 학생건 없고 오직 레이것만ㅋㅋ 심지어 몇번이나 읽은 것처럼 보였음 레이는 그걸 집어듬 레이가 그 수업 받은 성적은 A0였지만 레이의 레포트들은 사실 성적이 꽤 처참했음 B와 C로 가득한데 레이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기말 레포트만 A+이었고 레이가 그걸 보는걸 발견한 카일로는 무감동한 어조로 그걸 보고 조교제의를 한거라함 모 작가에 대한 레포트였는데 레이가 적은 내용은 대충 이랬음 


'그의 고통은 타인이 아닌 그 자신에 대한 깊은 슬픔으로부터 비롯된다. 그가 보는 세상은 그에게 결핍된 것으로서 존재하며 그 인지는 우리가 질투라 부르는 감정으로 발현된다' 

'정말로 생이 슬프기만 했던 것이라면 그는 어째서 그렇게 고통받았는가? 그는 죽기 위한 삶을 살지 않는다. 그의 고통은 스스로의 생을 이어가기 위해 존재하였던 것이다' 

이런 거고 아마도 그 부분이 카일로의 삶에 대한 간접적 위로가 된 것


레이는 고개를 들었고 카일로는 어느 새 레이에게 다가와 있었음 레이는 처음으로 그 유약하기 짝이 없는 남자에 대해 동정을 느꼈음.. 레이는 워낙 외롭게 자랐고 세상은 너무 좋은 것들이 많아 그녀의 동정이란 위선이라고 생각해왔던지라 자신보다 사회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더 풍족한데 겨우 자기같은 사람의 글 한 조각에 위로받고 스스로의 흔들림을 감당하지 못해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다시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맞춰오는 남자를 진심으로 동정했음


키스가 끝났을 땐 레이는 카일로의 목에 양 팔을 두르고 있었음 카일로의 입술에서는 진득한 시가의 향이 났고 레이는 그것이 카일로의 연인의 것임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레이는 알 수 있겠지 이 사람은 변하지 않겠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들여다본 적 없던 그의 책의 한 페이지를 내가 볼 수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고 카일로도 알고 있음 레이가 그에게 손을 내밀어줄사람은 아니라는 걸 그렇지만 그게 그를 슬프게 만들지는 않았음 그리고 그것이 둘의 작별이었음



아마도 몇년 후쯤 둘은 다시 만날지도 모름 대학을 졸업한 레이가 포의 소개로 핀과 함께 레아의 아래에서 일하게 되고 그 업계에서 유명해지며 어떤 사교모임에서 저게 그 소문의 카일로 렌이군요 하며 수군대는 군상의 중앙에 있는 남자를 보게 될 수도 있겠지 여전히 헉스의 집에서 살고 교수로 일하고 적당히 남자를 갈아치우는 정신이 불안한 남자 근데 업계 큰손이라 잘 보이려고 아첨하는 군중의 안에서 무감동의 가면을 쓴 남자와 시선이 아주 잠시 마주쳐도 


그저 그뿐이었다





끝입니다.. 넘나의식의흐름이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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